도쿄올림픽 골프 종목에 출전할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이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작돼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골프협회는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 사진과 설명을 올렸다. 사진 속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흰색을 기본으로 붉은색 줄무늬가 강조되는 디자인이었다. 줄무늬는 45도 방향으로 일정하게 그려져 있었다.
일본골프협회에 따르면 핫토리 미치코 여자팀 코치는 유니폼 디자인에 대해 “기울어진 줄무늬를 기본으로 해서 일본의 태양이 솟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핫토리 코치의 설명을 종합하면 유니폼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사용한 욱일기를 떠올리게 한다. 욱일기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일본군이 적을 제압한 후 입성 행진 때 내걸거나 최전선에서 점령의 표시로 쓰였다. 메이지 시대(1868∼1912년) 초기에 군기로 정해진 뒤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할 때까지 사용됐다.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으로 고통받은 국가들은 욱일기 문양 사용에 강하게 반발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 디자인이 자국에서 풍어기, 출산·명절 축하용 등으로 사용된다며 “정치적 주장이나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욱일기는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朝日)신문사 로고에도 욱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포함돼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