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김치에 ‘장백산’ ‘옌볜 음식’…구로구 영상 논란

입력 2021-06-01 08:38 수정 2021-06-01 10:33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구로구가 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백두산을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으로 지칭하거나 김치를 옌볜의 전통음식으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구로구 측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영상을 채널에서 삭제했다.

조선일보는 1일 유튜브 채널 ‘구로구청 방송센터’가 지난달 31일 ‘구로구 우호도시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편’이라는 제목의 관련 동영상 3편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에는 백두산을 가리켜 ‘중국 동북의 제1 고봉 장백산’ 또는 ‘장백산의 품속에 옌볜이 있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요 관광지로 ‘장백산 천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장백산은 중국에서 백두산이 중화 문화권에 속하는 산이라고 주장하며 사용하는 용어다.

동영상 가운데 김치, 비빔밥, 잡채를 옌볜의 전통음식으로 소개하는 영상도 있었다. 발해를 뜻하는 ‘해동성국’을 언급하며 “옌볜의 역사적 맥락을 따라”라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구로구는 “옌볜에서 제작한 홍보 영상을 전달받아 올린 것”이라고 해명한 뒤 영상을 삭제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금처럼 한·중 간 역사문제가 민감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 지자체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앞서 1월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의 ‘김치 공정’이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발단은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트위터 게시물이었다.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장갑을 낀 채 갓 담근 김치를 들어 올린 사진을 올렸다.

며칠 뒤 중국의 유명 블로거가 김장하는 영상에 ‘중국 음식’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한·중 간 김치 기원 논쟁이 본격화했다.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한 한국 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의 영상이 중국에서 돌연 삭제되는 일도 발생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