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서 혼자 아이를 낳고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난 27일 오전 5시30분쯤 여수시 한 원룸에서 출산한 뒤 갓난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살인) 뒤 은닉한 혐의를 받는 A씨(22)를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9일 오후 8시쯤 갓 태어난 영아의 시신이 있다고 신고했다.
원룸에서 친구와 함께 살던 A씨는 지난 27일 새벽 친구가 집을 비운 사이 혼자 몰래 아기를 낳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가 30분 만에 숨지자 아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부엌 싱크대 아래에 놓아뒀다고 진술했다. 사흘 뒤 돌아온 친구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결국 A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MBC에 “룸메이트 친구가 썩는 냄새가 나니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실토해 친구가 전화를 했는데 둘이 상의해 경찰에 신고하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원치 않는 임신이었고 아이를 키울 일이 막막했다”며 “임신 사실을 5개월 만에 알게 됐지만 두려운 마음에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평소 부모와 왕래 없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아이의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