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휴일인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의 유명 식당에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데이 기념사를 했다. 이날은 지난달 13일 마스크 착용 지침이 대폭 완화된 이후 처음 맞는 연휴로 미국에서 3700만명이 이동하는 등 전국적으로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낮 12시가 되기 전 차량이 멈춰선 곳은 예정된 일정에 없던 14번가 프랑스 식당 ‘르 디플로맷’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식사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워싱턴DC 식당에서 외식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의 스스럼 없는 외식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용차량에서 내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며 화답했다.
르 디플로맷은 워싱턴DC의 인기 식당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을 비롯해 여러 차례 이 식당을 찾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도 다녀간 적 있다. 상원의원 시절 워싱턴DC에 아파트가 있었던 해리스 부통령 역시 이곳에서 자주 음식을 배달해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소탈한 행보로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취임 후 첫 일요일 성당을 찾은 뒤 ‘콜 유어 마더’라는 베이글 가게에 주문한 음식을 찾으러 방문했고, 지난 27일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등장하기도 했다. 베이글 가게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뒤 하루 새 매출이 갑절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두드러지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대통령들은 종종 워싱턴DC의 식당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호텔에서 한 차례 식사한 것 말고는 워싱턴DC 식당을 찾지 않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