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 지목된 유승민 “계파는 없다. 이준석 공격 멈춰 달라”

입력 2021-05-31 19:53 수정 2021-05-31 20:05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유승민계’ 논란과 관련해 “낡은 시각에서 ‘유승민 계파’라고 공격하는 중진 그룹 후보들은 내일부터라도 (공격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31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 특별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시대적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자, 경쟁 후보들은 이른바 ‘계파 지원설’을 꺼내 그 배후로 유 전 의원을 지목하는 상황이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 스스로 ‘유승민계’의 대표 격이라고 말했다”며 “(이 후보가 당선되면) 유승민 후보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마치 이 후보가 유승민 계파이고, 그가 당대표가 되면 대권 경쟁에서 저만 유리하고 다른 후보들에게 불리할 것처럼 공격하는데,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런 구시대적인 계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소위 ‘유승민계’라고 언론에서 부르는 사람들도 생각이 전부 다르지 않나”며 “낡은 보수를 버리고 혁신하자는 공통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지, 보스와 복종하는 부하처럼 말하는 건 저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그분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대에서 특강하는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그는 “이 후보나 김웅 의원 등 ‘0선’ ‘초선’들이 출마하지 않았으면 국민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눈길을 줬겠나”고 반문하면서 “젊은이들의 용감한 도전을 선배들이 마음 넓게 받아들이고, 네거티브 없이 당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돌풍’ 현상과 관련해서는 “보수를 확 바꾸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이렇게 뜨겁구나 하고 깜짝 놀랐다”며 “민심이 당심을 견인해가며 당심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유 전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서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중도층과 젊은 층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고, (강경 보수층에서도) 깨달은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현장에서든 부딪치고, 제 마음을 얘기할 기회가 있다면 당당히 얘기하면서 정면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