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보다 낮은 급식비가 문제”…軍 ‘컵밥’ 제공하기로

입력 2021-06-01 00:10 수정 2021-06-01 09:50
서욱 국방부 장관이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부실급식 논란과 관련해 하반기부터 격리 장병에게 ‘컵밥’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병들의 내년 급식비를 인상하는 안도 추진한다. 부대 여건을 고려해 간부가 병사 식사에 참여하게 하는 등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대책도 내왔다.

국방부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장병 급식 개선과 관련 “올해 후반기부터 장병 선호 육류·가공식품을 증량하고 격리 장병을 위해 컵밥 등 선호식품을 비치해 대체식사가 가능토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격리 장병에 제공되는 도시락을 전수확인하는 동시에 부대 여건을 고려해 대대급 이상 지휘관의 1개월간 동석 식사를 권장하기로 했다.

급식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급식예산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내년 기본급식비를 올해보다 25.1% 인상된 1만1000원으로 올리도록 정부·국회에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방부가 지난달 제시한 1만500원 인상보다 500원 늘어난 금액이다.

국방위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도 부족한 급식비에 대해 지적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고교생 급식 단가가 3600원인데 장병은 고등학교 때 먹던 것보다 700~800원 줄어든 급식을 먹게 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장병 기본급식비는 8790원으로 한 끼에 2930원 수준이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보다 군납 쌀값이 4.7% 올랐고, 신선식품은 14.6%가 올랐는데 급식비는 3.5%만 인상됐다. 결국은 올해 급식비가 줄어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도 반영 안 해주고 급식비를 책정하는데 당연히 병사들 급식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 등 현안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에 “최근 사회적 이슈화된 장병의 인권과 기본권, 그리고 생활여건과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수요자인 장병 입장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이날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해온 미사일 지침의 종료에 따라 공중이나 해상에서 발사체를 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해 내년 전자광학 위성 감시체계를 전력화하고, 군 정찰 위성도 최초 발사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안보고를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방위역량 강화 차원에서 공중·해상 기반 우주발사체를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공중에서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먼바다에 있는 선박에서 초소형 및 군집 위성을 발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군사용 위성 등을 탑재해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로켓개발에 초점을 맞추지만 유사시 미사일 등을 실을 수 있어 위협적인 무기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