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주택 어마어마하게 늘려야…선수교체, 창업국가 만들겠다”

입력 2021-05-31 17:35 수정 2021-05-31 17:49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출마 이유에 대해 “한국 정치가 꿈이 너무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시대교체와 세대교체, 선수교체를 통해 세계와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대대적 공급이 해법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부동산은 공급을 대대적으로, 어마어마하게 늘리자는 쪽”이라며 “소득 3만불 시대에 이제는 반지하나 고시원, 옥탑방을 주택으로 계산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마어마한 주택 공급’은 어떻게 이뤄지나.
“대학도시를 만들면 된다. 지방국립대에 세제 혜택을 줘서 기업을 유치하고, 대학 땅에 아파트를 짓자. 그러면 기업은 인력을 구할 수 있고, 청년들은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취업하기도 좋다. 이렇게 하면 일과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도시의 학교 부지에도 아파트를 짓자. 주상복합처럼 공립학교 부지에 아파트를 올리면 돌봄 문제도 함께 해결되지 않겠나. 신도시에서 먼저 하나씩 올려보고, 나중에 서울에도 하면 돌봄과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지 않겠나”

-대학도시, 학교아파트 가격부터 오르지 않겠나.
“이런 질 좋은 아파트는 임대주택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이스트나 충남대 전남대 부경대 경상대 창원대처럼 넓은 부지를 가진 국·공립대에 싱가포르 같은 모듈화된 주택을 지으면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기존 주택을 부수고 새 집을 짓는 것보다 훨씬 쉽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평생복지’는 이런 건가.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이낙연 전 대표는 신복지를 얘기하는데 다들 돈 나눠주는 이야기만 하고, 성장을 얘기하지 않는다. 나는 강력한 복지의 기반은 강력한 성장이라고 본다. 일자리가 없는 복지는 거짓이다. 집만 있다고 복지가 되는 게 아니고 일과 소득, 주거와 문화가 함께 있어야 인간의 삶이다. 지금 복지는 그런 모습이 아니지 않나.”

-기본소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본소득은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가 없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이미 국민이 받는 것이 많다.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줘야 의미 있게 주는 것인데, 주던 걸 안 주고 다른 걸 주겠다고 하면 국민 동의를 받기 쉽지 않다. 1년에 50만원을 준다고 하면 연간 25조원이 드는데, 한사람 당 매달 받는 것은 4만원이다. 그러면 기초연금을 주고 4만원을 더 주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초연금 대신 주겠다는 것인지 등을 정해야 한다. 실험적으로 해 볼 수는 있지만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지사의 문제 의식은 제한적이고 실험적으로 받아들여 볼 필요는 있다.”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말이 많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아니라 이제는 경제회복지원금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지원금을 지급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코로나로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이 관광·여행·숙박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원금 사용방식을 설계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조국 전 장관이 다시 정치권에 소환됐다.
“매일 저녁 해가 지면 (조 전 장관의) 노모가 불안한 마음에 아들에게 전화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조 전 장관 개인을 생각하면 굉장히 마음 아픈 이야기다. 그래도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 동시에 검찰이 린치에 가까운 수사를 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검찰개혁이라는 숙제를 남긴 것이고, 이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검찰개혁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검찰 개혁과 관련해 심층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했다.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하는 분이 계시고, 공수처 안착을 요구하는 분도 계셨다. 20대는 왜 검찰이 버닝썬 사건이나 학교폭력 같은 것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느냐고 묻는다. 결국 국민의 동의 수준이 높은 것부터 차분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가상화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가상화폐 대신 가상자산으로 부르는 게 맞다. 투기 문제는 주식시장의 IPO(기업공개)처럼 엄격하게 심사하면 된다. 공시를 철저히 관리하고, 애널리스트들이 계속 분석해주는 투명한 시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수점 주식 거래’를 열어줘야 한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우량주를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다. 소수점주식 거래를 열어주면 젊은이들이 가상화폐에서 우량주식 투자로 옮겨오지 않겠나”

-가상화폐에 과세하는게 맞나.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과세는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국가가 불법이라고 규정해 놓고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 과세를 하더라도 정부가 시스템을 잘 만들고 떳떳하게 하면 시장도 저항 없이 받아들이지 않겠나.”

-아직 지지율이 낮은게 사실이다.
“초반엔 인지도가 지지도인 측면이 있다. 나는 10년 동안 (정치권) 밖에 있다 왔다. 분명한 것은 (지지율 견인을 위해) 대중영합주의로 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며 뚜벅뚜벅 가려고 한다.”

-이른바 ‘빅3’와 이광재의 차별화 지점은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이야기에서 명확한 차이가 날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창업국가로 이끌 것이다.”

최승욱 정현수 이가현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