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새만금과 전북 전주를 잇는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작업자가 떨어진 돌에 깔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안전 조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터널 작업의 가혹한 업무 강도가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8일 ‘터널 사망 사건 우리 아버지, 형제, 친구가 죽어갑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대부분의 터널 노동자들이 새벽쯤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하루 12시간 동안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사망 사건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에 100%라고는 할 수 없지만, 터널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여실히 나타났다”며 “365일, 24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막론하고, 2교대로 12시간 일을 한다. 주 52시간 변경으로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너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터널 근로자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직업군이다. 그래서 더더욱 (터널 노동자의 현실이) 표면화되지 않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고 현장 노동자들은 8명이 한 조로 주·야간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사고 당일엔 2명이 빠진 채 6명이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말에도 현장으로 출근해 굴착 작업을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부터 모든 공공부문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일요 휴무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터널 굴착은 공법 특성상 연속 시공이 필요하다며 예외로 뒀다.
청원인은 “올해 초 공사현장에 일요 휴무를 강제한다는 법이 제정되면서 터널 근로자들의 처우도 조금이나마 나아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반복 작업이 필요한 공사라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터널 근로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국가에서 나서서 터널 작업 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 근로자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우리의 아버지, 아들 그리고 친구의 일이다”라며 재발 방지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오후 3시 기준 98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 마감일은 내달 17일 까지다.
한편 경찰과 근로 당국은 공사업체가 사고 예방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근로자의 사망 사고 발생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을 형사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