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항공대대 장주노선(비행경로)을 둘러싼 갈등이 2년여 만에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 당초 10개 마을의 상공을 오갔던 헬기 운항 노선이 1개 마을 상공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항공노선에 유일하게 남은 마을 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완주군상공일방적침범항공노선반대대책위원회와 완주군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와 완주군 이서지역 장주노선을 축소하는 쪽으로 최종 협의를 마쳤다.
국방부가 당초 10개 마을 상공을 오갔던 노선을 줄여 신기마을 1곳만 지나는 타협안을 내놓자, 대책위가 이를 받아 들였다.
이서면 주민들의 민원은 2019년 1월 전주시 송천동에 있던 206항공대대가 도도동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했다.
항공대대는 당초 비행 반경을 2㎞로 예상하고 김제와 익산지역에만 환경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으나 비행 반경을 3.3㎞로 늘려 이서면 상공을 오가기 시작했다. 헬기는 이서면 10개 마을 위를 하루 최대 24차례 저공 비행해 주민들이 소음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비행기 소음으로 인해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항공대를 이전하거나 헬기 노선을 변경하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2년여만에 해결 접점을 찾았다. 헬기 노선이 이서면 상공을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는 게 목표였지만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앞으로 신기마을 주민들의 의견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현금을 통한 ‘직접 보상’을 우선 합의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주시는 지역발전기금 형태의 ‘간접보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기마을 주민들은 “비행 경로에 우리 마을만 계속 남게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31일 전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는 등 반발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 숙제를 풀기에는 충분한 보상과 주민 설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답보 상태에 놓여 있던 기존 항공대 부지 개발도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야만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