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종사자 수 38만명 늘었지만, 62%는 ‘임시일용직’

입력 2021-05-31 15:37
청년 구직자가 일자리 게시판을 통해 기업별 구인 광고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약 38만명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종사자 비중이 62.0%에 달했고, 숙박·음식업과 제조업 종사자는 15개월째 감소하는 등 질적 개선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1860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만9000명(2.1%) 증가했다. 2019년 7월(39만6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4월은 코로나19 여파로 종사자가 36만5000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작년 기저효과가 지난달 종사자 급증 통계에 반영된 것이다. 고용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유지도 종사자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질적 개선도 부족했다. 고용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작년 동월보다 23만4000명(14.0%) 늘었지만, 정규직 등 안정적 일자리인 상용직 근로자는 10만9000명(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종사자 증가 비중의 61.7%는 임시일용직 근로자인 셈이다. 또 임시일용직 채용 증가 폭은 상용직보다 1만3000명 많았고, 택배기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3만6000명(3.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체 경영 악화가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단기 계약직이 많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건설업에서 임시일용직 종사자 증가가 도드라졌다. 3월 기준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근로자 임금총액은 각각 379만5000원, 169만4000원으로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달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종사자 13만1000명(7.1%) 증가했고 교육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각각 8만5000(5.5%), 5만3000명(5.0%) 늘었다.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은 1000명이 늘어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면 숙박·음식업과 제조업 종사자는 각각 3만1000명, 7000명 줄면서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