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흙신’ 팀,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동기부여 안 돼”

입력 2021-05-31 15:01
패배하고 코트를 벗어나는 팀. AP연합뉴스

‘차세대 흙신’ 도미니크 팀(4위·오스트리아)이 프랑스오픈(총상금 3436만7215 유로) 첫 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US오픈 우승 이후 동기부여에 실패한 모습이다.

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파블로 안두하르(68·스페인)에 2대 3(6-4 7-5 3-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안두하르는 2003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19년 US오픈 4회전, 2015년 프랑스오픈 3회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인 선수다. 심지어 이날 경기 전까진 3전 3패로 팀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반면 팀은 지난해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달성하는 등 ‘차세대 주자’들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었다. 프랑스오픈에선 2018·2019년 결승에 올라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 맞대결을 펼치는 등 클레이 코트에 유독 강점을 보이기도 했다.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은 팀이 메이저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뒷심 부족이 원인이었다. 팀은 이날 경기에서 첫 서브 득점(72%-64%)을 안두하르에 앞서고도 두 번째 서브 득점(40%-55%)에서 밀렸다. 실책(61-47)에서도 안두하르에 크게 뒤졌다. 전반적으로 뒷심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팀이 2017년 US오픈 4회전 후안 마틴 델 포트로와의 경기 이후 처음으로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3세트를 내리 내준 이유다.

팀은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샷에 힘이 없었고 정확하지도 못했다. 전혀 나 다운 경기가 아니었다”며 “충분히 동기부여되지 않고 있어 힘들다”고 아쉬운 패배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올해 팀이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란 목표를 이룬 뒤 동기부여 거리를 찾지 못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뻐하는 안두하르. EPA연합뉴스

반면 안두하르는 지난 18일 열린 제네바 오픈 16강에서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에 2대 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팀까지 제압하며 상승세를 탔다. 톱10 랭커를 상대로한 역대 전적은 6승(23패)째다. 안두하르는 “환상적인 선수를 상대로 2세트를 뒤지고도 역전승을 거둔 건 내게 굉장히 뜻깊은 승리”라며 “(페더러전 승리로) 더욱 자신감을 가졌고, 나를 믿을 수 있었다. 2세트를 내주고도 난 더욱 집중했고, 3세트를 이길 수 있단 걸 알았을 때 모든 게 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의 탈락 외에 이날 경기를 펼친 ‘차세대 주자’들은 모두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는 제러미 샤르디(60위·프랑스)에 3대 0 완승을 거뒀고, 알렉산더 즈베레프(6위·독일)는 오스카 오테(152위·독일)에 접전 끝에 3대 2(3-6 3-6 6-2 6-2 6-0)로 역전승했다.

오랜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페더러는 31일 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데니스 이스토민(204위·우즈벡)을 상대한다. 또 다른 ‘빅3’ 나달은 알렉세이 포피린(63위·호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테니스 산드그랜(66위·미국)을 상대로 1일 첫 발을 뗀다. 한국 남자테니스 ‘간판’ 권순우(91위)도 같은날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케빈 앤더슨(100위·남아공)과 맞대결을 펼쳐 프랑스오픈 첫 승에 도전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