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각화 도매시장 확장·이전 추진…낡고 비좁아

입력 2021-05-31 12:49 수정 2021-05-31 12:57

광주광역시가 북구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 이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막대한 재원확보가 걸림돌이지만 정부 공모 사업에 신청해 사업비 30%를 지원받고 나머지는 국고 융자와 자체 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1991년 2월 완공한 이후 1만여 명이 이용해온 호남 최대 규모의 각화 도매시장을 이전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저온창고·주차공간이 부족한 데다 교통혼잡이 가중돼 입주상인·이용 시민 양쪽 모두가 장기간 겪어온 불편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실시한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와 관계자 등이 포함된 기획단을 꾸려 이전부지 모색 등 구체적 확장 이전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900만 원을 들여 한국행정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시행한 용역조사 결과 각화 도매시장 이전은 경제·정책적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른 도매시장에 비교해 전체 면적이 매우 좁지만, 건물 단위면적 대비 거래 물량 부하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인 6.4t에 달해 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화 도매시장 부지면적은 5만6206㎡, 건축면적 3만5657㎡다. 광주 서부 농산물 도매시장 11만2201㎡, 6만1696㎡의 절반 규모다. 필수시설인 저온냉장시설도 2919㎡로 서부 도매시장 9551㎡의 3분 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지난해 12월 기준 도매시장 이용자는 각화 도매시장이 1만명 서부 도매시장이 1만2000여명, 거래량은 22만3055t과 22만8486t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는 50만 명에 가까운 북구 인구 등을 고려할 때 각화 도매시장 확장·이전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기획단 가동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공모 사업에 참여해 공사비 2300억 원, 토지보상비 960억 원 등 전체 사업비 3260억 원 중 30%인 978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을 계획이다.

나머지 1304억 원(40%)은 정부에서 융자지원을 받고 978억 원(30%)은 시 예산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8일 각화 도매시장을 방문해 노후화된 시장 시설물을 점검하고 상인 대표 등에게 현안을 청취한 뒤 확장·이전 추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각화 도매시장 이전사업이 농축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더라도 시 재정 여건상 천문학적 자체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은 데다 이전 공사 기간만 3년이 걸려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당수 입주상인들은 공사 기간의 영업손실을 우려해 확장·이전보다는 기존 시설 개·보수를 바라고 있다.

시는 지난 2008년에도 각화 도매시장 시설현대화·이전사업을 추진했다가 예산문제와 일부 상인들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전남에서 생산된 건강한 농산물 등 먹거리가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밥상에 오를 수 있도록 ‘광주다운’ 농산물도매시장을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