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10명 중 8명 “직·간접 흡연자”…‘비흡연 폐암’ 여성 2.9배 많아

입력 2021-05-31 10:56 수정 2021-05-31 11:04

폐암 진단을 받은 10명 가운데 8명은 직·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환자 2명 가량은 담배를 피우거나 간접 흡연에 노출된 적 없으며 특히 이런 ‘비흡연 폐암’은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유해 연기, 대기오염 물질 흡입 등도 폐암 발생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2010년 개원 후 최근까지 10여 년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CT)을 통해 폐암 판정을 받은 1551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폐암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69.8%(1082명)가 직접 흡연자였으며 간접 흡연자는 11.5%(178명)로 나타났다.

직접 흡연자 가운데 남자는 1017명, 여자는 65명이었다. 간접 흡연자는 남자 7명, 여자 171명이었다.
직·간접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환자는 18.7%(291명)였다. 남자가 75명, 여자는 216명으로 비흡연 폐암은 여자가 남자 보다 2.9배 많았다.

직접 흡연자의 경우 폐암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66.1세였고 평균 흡연력은 40.5갑년(Pack-year-smoking)이었다.

갑년은 1년 동안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웠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담배 소비량을 말한다. 예를들어 하루 한 갑씩 30년간 흡연할 경우 흡연력은 30갑년에 해당된다. 하루에 반 갑씩 30년간 흡연할 경우엔 15갑년이 된다.

연령대별 흡연자 비율은 7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80대에서 가장 높은 47.8 갑년을 보였다. 젊은층인 50대 이하에서 흡연자 비율이 감소했으나 고연령으로 갈수록 흡연자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환자의 의무기록 조사를 비롯해 검사 전 면담, 전화 및 설문조사 등 직접 문진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를 진행한 핵의학과 양승오 주임과장은 31일 “흡연으로 인해 수많은 질병과 사망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흡연율은 20% 정도로 높다. 흡연은 여러 암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폐암”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무기록을 토대로 한 기존 연구에서는 폐암 환자의 흡연율이 70% 정도였으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문진 등 방법을 사용한 이번 연구에서는 81.3%가 흡연과 연관성을 보였다”면서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