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 부사관이 병사 여러 명의 알몸 사진을 찍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사관은 친한 사이라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SBS는 올해 초 전역한 A씨가 군 복무 당시 부대 내에서 찍힌 사진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A씨는 화장실 칸막이 안쪽에서 용변을 보며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부사관 B씨가 칸막이 위로 몸을 뻗어 이 모습을 찍었다고 했다.
A씨는 SBS에 “용변을 보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에서 찰칵 소리가 들려 너무 놀라 위를 봤더니 사진을 찍고 있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된 화장실에서 전화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한 부사관이 벗은 몸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A씨는 “(B씨가) 사진을 확대해 보면서 ‘네 XX가 어떠네’ ‘여기 네 XX 나왔다’고 했다”며 “알몸이 적나라하게 나온 사진을 누군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정말 하루하루 수치스럽고”고 말했다. 당시 사진을 지우도록 했지만 언제든 복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해당 부대에 복무 중인 병사들도 이런 촬영이 수차례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성희롱 발언과 폭언도 일상이었다고 한다. C씨는 “n번방 사건 아냐? 거기 나오는 범인 닮았다, 모두가 모인 앞에서 한 명을 딱 지목해”라고 말했다. D씨도 “장난을 빙자해 꼬집거나 세게 때리는 경우도 많았고 머리도 잡아당겼다”고 증언했다.
부사관의 가혹 행위를 막아 달라고 부대 내 소원수리를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상급 부대 정기 감찰 때 모든 일을 적어낸 뒤에야 해당 부사관이 격리 조치됐다. 해당 부사관은 촬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한 사이고 괜찮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부사관은 “그 분위기에서는 진짜 장난으로 그랬다. 적어도 제가 찍었던 인원들에 한해서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육군 본부는 폭언 등 가혹 행위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렸고, 부적절한 촬영과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