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의대생’ 손정민(22)씨 사건 속 주요 단서로 거론됐던 친구 A씨의 휴대전화가 마침내 발견됐다. 경찰 발표와 여러 전문가 입장에도 계속됐던 각종 의혹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손씨 아버지 손현(50)씨는 “실종 한 달 만에 갑자기 발견된 점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일 한강공원 환경미화원이 습득한 A씨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으나 충전 후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밀번호 입력을 통해 A씨 것임을 확인한 경찰은 지문 감식과 혈흔·유전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손씨와 A씨가 주고받은 통화나 메시지 내용 등도 분석한다.
그동안 일부 네티즌은 A씨의 사라진 휴대전화가 사건 진상을 밝힐 주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들의 예상처럼 휴대전화가 각종 의혹을 해소할 결정적 증거가 되려면 술자리 당시 분위기나 손씨가 실종되기까지의 행적, 시간대 관련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된 손씨의 입수 경위가 휴대전화에 기록돼 있을지는 미지수다.
휴대전화 발견 소식에 손씨 부친 손현씨는 “휴대전화가 실종 한 달 만에 갑자기 발견된 점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환경미화원이) 휴대전화를 발견한 위치와 경위가 중요할 것 같다”고 뉴스1에 전했다. 이어 YTN 인터뷰를 통해서도 “누가 조작하고 가져다 놨을 가능성도 크다”며 “때문에 기대하기보다는 의혹이 더 많다. 곧이곧대로 막 좋아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발견된 휴대전화는 경찰과 해군의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행방이 묘연했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3시38분까지 원래 주인인 A씨 손에 있었다. 당시 A씨는 부모와 통화하며 “정민이가 잠들었는데 취해서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곧바로 다시 잠들었다가 깨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손씨의 휴대전화를 바꿔 들고 홀로 귀가했다. 이후 A씨 휴대전화 전원은 같은 날 오전 7시2분쯤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만취 상태였던 탓에 휴대전화가 바뀐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다른 곳에 숨기거나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범죄 행위와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씨 아버지 손현(50)씨 역시 한 방송에 출연해 “상식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가 없어졌다면) 전화해서 찾아봐야 하는데 우리 아들 휴대전화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한 적 없다”며 “휴대전화가 확실히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전화를) 하지 않은 거다. (A씨가) 본인 휴대전화를 찾으려 노력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다음 날 (A씨와) 만났을 때 공기계를 사서 번호를 바꿨다고 하더라”며 “하루도 못 참고 번호를 바꾼다는 건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을 일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어머니로부터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다고 들어 따로 전화해보지 않았고 분실신고나 해지는 하지 않았다”며 “연락을 위해 집에 있던 휴대전화 공기계를 새 번호로 개통해 임시로 사용 중”이라고 반박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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