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 개발한 10만t급 반잠수식 석유·천연가스 생산·저장 시설 ‘심해(深海) 1호’가 오는 6월 가동된다. 심해 1호는 연간 30억㎥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생산해 중국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는 하이난 링쉐이 해역에 위치한 심해 1호 건설이 완료돼 다음 달 말부터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CNOOC는 “심해 1호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혁신 기술 3개와 중국 자체 기술 13개가 적용됐다”며 “전 세계 유사 플랫폼 구축 속도에서 기록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심해 1호는 2014년 8월 링쉐이 해역에서 발견된 최대 깊이 1500m 가스전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유와 천연가스는 하이난 주변의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에 공급된다. 중국은 이 세 곳을 중심으로 11개 도시를 하나로 묶어 거대 경제권으로 조성하는 ‘웨강아오 대만구’(Greater Bay Area)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역 총생산(GDP)만 놓고 보면 러시아보다 많고 한국과 비슷한 세계 11위 규모의 경제권이다. 중국 당국은 심해 1호 가스전이 이 지역 천연가스 수요량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남중국해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 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NOOC는 홍콩에서 남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해상에도 석유 생산 플랫폼을 설치하고 올해 말부터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루펑 14-4 중앙 플랫폼’이라 불리는 이 시설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완성한 해상 원유 생산 플랫폼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 시설 역시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곳에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와 관련이 깊다. 남중국해에는 110억배럴의 원유와 5조4000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