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38)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일부 당권주자들이 야권 통합의 방편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데 대해 “무슨 콩트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젊다고 무조건 특혜를 줘야 한다거나 우대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며 ‘청년정치인’으로 한데 묶이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지도부에 입성하면 “당내 계파주의를 피 터지게 성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등학생도 웃을 만한 이야기로 당 희화화”
-당대표 후보들이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는데.“내가 누구를 데려오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말씀 자체가 근사하지 못하다. 우리 스스로 좀 멋지게 자강을 먼저 해서 외부 인사들이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초등학생들도 웃을 만한 이야기로 대선주자를 세우겠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 자체가 당을 희화화시키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는.
“복당-합당-영입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홍 의원 복당은 순리대로 우리 식구는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고마운 역할을 하셨기에 좋은 모습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 밖에 계신 여러 훌륭한 주자들이 오실 수 있도록 새로운 당 지도부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가까운 사이신데.
“홍 의원님과의 인연이 강조되는 이유는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시 대표였던 홍 의원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는 ‘끈 떨어진 거 아니냐’ ‘다른 데 줄 서라’는 암묵적인 압박이 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것에 연연하는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고 이미 그 당시에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얘기하는 홍 의원과의 인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홍 의원께서는 제가 뭘 하든 ‘잘해봐라’고 하신다. 당연히 이번에도 격려하셨다.
“이준석 돌풍, 새로운 당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보여줘”
-계파논쟁이 전당대회 이슈가 됐는데.“누구 계, 누구한테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아주 쉽게 도식화해서 정치를 깍두기 썰 듯 썰어온 거는 사라져야 할 과거의 유산이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계파를 형성하는 모습을 국민은 참 안 좋게 보신다. 계파주의를 당내에서 척결해야 하는 건 전당대회 같은 장이 들어서면 뒤에서 무엇인가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시도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 돌풍은.
“새로운 당의 모습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기존 정치권 선배들께서 그저 경험이 없다고 하실 게 아니라 과연 국민과 당원들이 실제로 어떤 변화와 과감한 혁신을 기대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느끼셔야 한다. 이 전 최고위원을 저도 ‘빵(0선)선’의 전문 국회의원 지망생이라고 놀리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사회 전면에 나서서 여러 가지 문제에 용감하게 자기 생각을 밝히고 공부를 해왔다. 그런 점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년간 쌓여서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전 최고위원 정도의 신예면 당의 새로운 바람이 될 수 있겠다고 보고 힘을 실어주시는 것 같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조직을 안정적으로 규합하고 이끌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확신을 좀 주면 좋겠다.”
“안정감 평가해주실 것…수석최고위원 되겠다”
-최고위원 후보로서 강점은.“지역구 의원 중 유일한 30대 의원으로서 젊지만 전문성도 있다. 당이 근사한 무대를 꾸며야 하는데, 저보다 더 그 감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저는 한번 말씀한 거에 대해서, 그 착점한 돌을 옮기는 사람이 아니고 누가 뭐라고 해도 신의를 지켰기 때문에 그 안정감을 당원들이 평가해주실 거로 생각한다. 연애도 오래 했을 때 구수한 된장같이 깊어지는 그 정이 정말 무서운데, 저는 당원들과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하면서 쌓은 지난 세월이 저한테는 가장 큰 무기다. 압도적인 득표로 수석최고위원이 되겠다.”
-‘청년정치인’을 강조하시지 않는데.
“‘청년정치’라고 표상되는 내용들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넘게 회사생활을 했다. 나이가 젊다뿐이지 사회생활 경험이 없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도 아니다. 당당하게 ‘정치인’ 배현진이 되고 싶다. 지도부에 들어가서 청년을 위한 역할을 하는 건 생각하고 있지만 기대하지 않은 특혜를 받을 필요는 없는 거 같다.”
-내년 대선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 나물에 그 밥’ ‘도로 회전문’ 같은 느낌이었다. 적어도 제가 포함된 새로운 당 지도부는 국민께서 한 액자 안에 보시기에 새롭다, 참신하다고 느끼실 것이다. 소신 있게 해나가는 발언들, 당원들과 국민께 하나하나 어떻게 지켜나가는지를 강단 있게 보여드리겠다. 많은 대선주자가 탐내고 선호하는 무대를 만들어서 내년 대선에 반드시 이길 수 있게 만들겠다.”
-‘경선 룰’ 관련 막판 진통이 있는데.
“이미 링 위에 종이 때려졌다. 그런 걸 모를 분들이 아닌데도 지금 강력하게 룰 수정을 건의하는 것 자체로 혹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이상헌 백상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