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 소식에 정치권 안팎에서 대조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여권이 조 전 장관을 격려하고 감싸는 반응을 보이자 야권은 거침없이 쓴 소리를 내뱉으며 질타에 나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저서를 두고 여권 대선주자들이 위로와 공감의 말씀을 내놓고 있다”며 “국민은 눈에 안 보이고 ‘머리가 깨져도 조국’을 외치는 강성지지자만 보고 정치하겠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은 “대선 주자들이 모여 조국 저서를 놓고 ‘우리 시대의 공정이란 무엇인가’의 화두와 진지하게 씨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자서전인가, 자전적 소설인가”라며 “촛불로 불장난을 해가며 국민 속을 다시 까맣게 태우려나”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의 시간’이라는 제하의 회고록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면서 “촛불시민들께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회고록은 다음 달 1일 출간된다.
이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조 전 장관의) 가족이 수감되시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시는데도 정치적 격량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그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자식을 둔 아버지로, 아내를 둔 남편으로 가슴이 아리다”며 “부디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됨을 일깨우는 촛불시민 개혁사”라고 했다.
‘조국흑서’ 공저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조 전 장관을 “세계 최고의 멘탈왕”이라고 칭하며 “보통 사람 같으면 쪽팔려서 때려치울 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음에도 여전히 정의의 화신인 척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책을 낸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하여튼 이 친구의 멘탈은 연구대상”이라며 “민주당이 골치 아프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또 책을 써야 하나? 제목은 ‘국민이 겪은 조국의 시간’”이라고 비꼬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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