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고민 사장님 돈쭐낸 “암투병중” 후기의 기적

입력 2021-05-30 11:40 수정 2021-05-30 12:46
네이버쇼핑 캡처

암 투병에 도움이 될까 싶어 편백나무 방향제를 구입했다는 상품 후기에 판매자가 답글을 남겼다. 이 답글이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0일 네이버쇼핑 홈페이지를 보면 편백나무 방향제 등을 판매하는 한 ‘스토어’ 리뷰에 지난 27일 “암 투병 중이라 도움이 될까 해서 구매했다. 나무향이 진하고 좋다. 감사하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 후기를 본 판매자는 답글을 달고 “남겨주신 리뷰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일 생각지 않았던 낯선 택배가 도착하더라도 놀라지 마시고 고객님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선물을 하나 보냈다”고 했다.

네이버쇼핑 캡처

판매자는 “폐업의 기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투병 중이시라는 고객님 글에 큰 울림을 받고 다시 힘을 낸다. 건강만 하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으니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는 하나 폐업을 고민할 만큼 저희 역시 어려운 사정이라 공짜로 보내드릴 수 없고 비싼 값을 고객님께 받도록 하겠다”고 하더니 “보내드린 선물의 가격은 완쾌”라고 덧붙였다.

그는 “꼭 건강해진 모습으로 완쾌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길 바란다. 저 역시 그때까지 어떻게든 폐업하지 않고 버텨보겠다”고 다짐했다.
네이버쇼핑 캡처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장님의 답글에 힐링이 된다” “또 한 번 돈쭐을 내자”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주문도 늘었는지 판매자가 홈페이지에 긴급공지를 띄우는 일까지 일어났다.

판매자는 긴급공지를 통해 “5월 29일 토요일 오전부터 편백나무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지라 이 글을 통해 감사인사를 전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또 “갑작스러운 주문 증가가 참 고맙다가도 빠른 출고를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송구스럽기도 하다”는 말도 했다.

네이버쇼핑 캡처

하지만 ‘돈쭐’을 내겠다는 누리꾼들의 의지는 흔들림 없는 모양새다. 이 스토어 ‘Q&A’난에는 “제 상품은 맨 마지막에 보내셔도 된다” “잊어 먹으셔도 상관없다. 다만 폐업만 하지 말아 달라” “올해 안에 안 와도 좋다”는 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