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개인 SNS에 남긴 글이 여권 정치인들의 세월호 추모글 패러디로 읽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극우 인사는 공개적으로 신세계그룹 지지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과 26일 우럭 요리, 랍스터 요리를 먹고 “미안하다. 고맙다”는 내용이 담긴 음식평을 개인 SNS에 올렸다.
그는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랍스터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표현을 두고 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 발언을 패러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썼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에 휩싸였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8일에는 소고기를 먹고 “너희들이 우리의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밝혔는데 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방명록에 남긴 글귀와 유사하다. 박 전 시장은 당시 “아이들아.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라고 적었다.
연이어 여권의 거물급 인사들의 세월호 추모 발언을 비꼬는 듯한 글이 이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는 “고인 모독”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한 누리꾼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일베가 행하는 짓을, 해산물 먹으면서 세월호에 그대로 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계열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보수 성향 논객 사이에선 정 부회장 지지 선언이 나오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용진 부회장 너무 멋있다”며 “앞으로 이마트만 이용하겠다. LG트윈스만큼 SSG랜더스를 사랑하겠다. 백화점을 간다면 신세계백화점만 가겠다”고 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논란 이후 소고기 관련 글을 수정했다. 다만 우럭이나 가재를 언급한 글에 “미안하다. 고맙다”는 문구는 유지하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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