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급식’ 논란… 의원님들 점검 날엔 ‘삼겹살’ 특식

입력 2021-05-30 08:53 수정 2021-05-30 10:27

군대 부실급식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국회의원이 군대를 방문하는 날에 삼겹살을 비롯해 동그랑땡, 해물 된장찌개 등 특식을 제공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는 평균 한 끼 식사 비용의 3배가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부실급식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강대식 이채익 한기호 신원식)은 경기도 화성의 육군 51사단 예하 부대를 찾아 병영생활을 점검했다. 당시 오찬 메뉴는 삼겹살, 해물 된장찌개, 상추쌈, 배추김치 등이다. 이채익 의원의 페이스북엔 해물 된장찌개에 큰 꽃게도 있었다.

해당 사진은 ‘부실 급식’과 무관하다. 이에 많은 네티즌은 “국회의원이 점검하러 오는데 늘 주던 대로 나왔겠냐” “제대한 남자들은 다 안다. 높은 사람 오는 날 메뉴가 달라진다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군부대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마침 야당 의원들이 삼겹살데이에 방문해 특식이 제공됐을 뿐”이라며 “급식이 잘 나오는 것처럼 속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급식은 평소 제공되는 급식의 3배가량 비싼 메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육군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끼에 2930원이 책정되는데 이날 제공된 식사는 한 끼에 8000원이 넘는 가격이었다고 한다.

군부대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삼겹살데이에 야당 의원들을 초청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연일 뿐”이라며 “부대와 의원들 측이 방문 날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날짜가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날짜를 누가 정했느냐는 질문엔 “딱 잘라 이야기하기 애매하다”며 “양측이 방문 날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이 평소 급식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부대를 방문한 것인데 특식이 제공되는 날은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군부대 관계자는 “평소 자주 특식이 제공된다. 오늘도 삼계탕이 나왔다”며 “한 끼에 2930원이 책정됐다는 것은 평균일 뿐이다. 빵 등이 나올 때는 한 끼 가격이 매우 낮고 고기 등이 나올 때는 매우 높다. 그런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