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하면 어때!…가난한 XX들” 고깃집 환불모녀 녹취록

입력 2021-05-30 06:50 수정 2021-05-30 11:04
보배드림 캡처

경기도 양주시의 한 고깃집에서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을 앉혔다는 이유로 식당 관계자에게 폭언을 퍼부은 손님의 녹취록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난 27일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급해 달라고 협박한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양주시에서 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힌 뒤 코로나19로 힘들지만 나름 법과 원칙을 지켜가면서 영업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직접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어안이 벙벙하고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가게에는 총 20개의 테이블이 있고 그중 1번부터 7번 테이블까지 붙박이 의자로 돼 있고 자리도 떨어져 있다. 모든 자리에 칸막이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의 손님은 3번 테이블에 앉아 식사했다. 다음에 온 손님은 2번에 앉았다. 만약 3번 손님이 중간에라도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면 다른 쪽 테이블로 이동시켜 드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들이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가면서 발생했다. 글쓴이는 “옆자리에 사람을 앉혀 불쾌했다며 다짜고짜 항의했다. 아무 잘못도 안 했지만 손님이니까 일단 죄송하다고 말한 뒤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글쓴이에게 욕을 하고 큰소리를 내다 매장을 떠났다”면서 CCTV 캡처 화면을 인증 사진으로 공개했다.

항의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글쓴이는 “이들이 나간 후 5분쯤 지나 매장으로 전화를 해 저런 소리를 했다”며 당시 통화가 녹음된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녹음 파일엔 손님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 안 되겠다. 고깃값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식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2번 손님이 단골손님이신데 허리가 아프셔서 등받이 자리만 앉으신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님은 “옆에 늙은것들이 와서 밥 먹는데 훼방놓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거로 되냐. 고깃값 빨리 환불해 달라. 방역수칙 어겼다고 찌르면 너네 300만원이야”라고 했다.

식당 측은 “지금 협박하시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손님은 “협박하면 어때! 네까짓 것! 이씨. 싸가지 없는 X이. X그냥”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 손님은 “너 서방 바꿔. 너 과부야? 다음에 가서 카운터에서 가만 안 놔둔다” 등의 폭언을 계속했다.

폭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 함께 식사했던 딸이었다. 그 딸은 “이런 식으로 안 하려고 했는데”라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식당 측은 “저도 더 이상 말씀드리기 힘들다. 영수증 직접 받아가라”고 했다. 그러자 “신랑 시켜서 가져가게 해? 주말에 그러면 한 번 엎어봐”라며 했다.

이를 듣다 못한 고깃집 사장은 “다음에 저희도 이 통화 내용을 보험회사에 제출할 거다”라고 응수했다. 이에 딸은 “신고해라”면서 “영수증이나 뽑아 달라”고 소리쳤다. 이어 “어디서! 내가 신랑이랑 갈 거다. 신랑이랑 가서 완전히 뒤엎어놓을 거다”라며 협박했다.

함께 공개된 문자메시지도 상상을 초월한다. 손님은 “니네 업소에서 (마스크) 안 쓴 거니까 너는 300만원이네. 니네 업소 자동 문자질 뜨지 않게 해라. 시간 낭비다”고 협박했다. 이에 식당 관계자는 CCTV 영상을 캡처해 보낸 뒤 “마스크 잘 썼다. 손님이 안 쓰셨다. 허위사실로 협박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이어진 답장엔 욕설과 폭언이 쏟아졌다. “내가 언제 협박했어. XX. 너 나랑 싸워보자는 거냐. 너희같이 가난한 XX들은 협박하면 대체 얼마 줄 건데. 난 10만원 내면 되니까 너네 업소는 300만원 내고 끝내. 장난질 그만해. X먹고 살려면. 다시 문자질해라. 싸움의 끝은 항상 비극이라는 걸 명심해”라고 했다.

글쓴이는 다음 날 해당 커뮤니티에 다시 글을 올려 “아내는 사건 뒤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손발이 너무 떨려 정신과에 가서 약까지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모녀도 논란이 가중되자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다른 빈자리를 놔두고 옆에 붙여 앉혔다”며 “자리 이동하려고 했지만 얼른 먹고 가려고 했고, 계산 시 불편함을 건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모녀가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찾아 공유하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피해 식당을 찾아가 돈쭐을 내주겠다”며 응원과 격려를 이어가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