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15억원짜리 아파트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한 경품으로 등장해 화제다. 홍콩은 비교적 충분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음에도 인구 대비 접종률 진척이 더디자 이 같은 ‘대박 경품’까지 나온 것으로 보인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이노그룹(信和集團), 차이니스 이스테이츠 홀딩스(華人置業) 등 홍콩의 부동산 재벌 기업들은 전날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한 경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인구 750만명인 홍콩은 화이자와 바이이오엔테크 제품을 포함해 비교적 충분한 양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지만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는 속도는 더딘 편이다. 28일까지 홍콩의 1차 접종 비율은 17.6%였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12.9%였다.
이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 부동산 재벌 기업들이 나섰다. 이들이 내건 1등 경품은 42㎡ 면적의 침실 하나짜리 새 아파트로 가격이 1080만 홍콩달러(약 15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부동산 재벌 기업들은 추첨을 통해 총 20명에게 10만 홍콩달러(약 1400만원)씩을 지급한다고 했다.
‘백신 복권’ 행사에 참여하려면 18세 이상 성인이어야 하며 코로나19 백신을 2차례 모두 접종해야 한다. 홍콩 시민뿐 아니라 홍콩 취업 비자를 가진 외국인들도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복권 신청 기간은 9월 1일까지다.
SCMP는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경품 제공은 홍콩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현금부터 무료 음식·맥주에 이르는 다양한 백신 접종 인센티브 정책이 시행됐지만 주택이 심각하게 부족한 홍콩에서 아파트 제공은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