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 뻗쳐로 유명” 네이버 직원 극단적 선택 후 퍼진 글

입력 2021-05-29 11:07
좌측은 뉴시스. 우측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네이버 본사에서 근무하던 40대 직원이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해당 상사가 “‘엎드려 뻗쳐 리더’로 유명하다”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잠들지 못하는 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엔 직장 상사의 갑질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엔 해당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와 함께 숨진 직원의 상사가 ‘엎드려 뻗쳐로 유명한 리더였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해당 글을 쓴 네티즌은 숨진 직원의 빈소에 다녀왔다고 운을 덴 뒤 “처음 알려지기로는 불의의 사고라고 했다. 황망했다. 어쩜 이리 허망히 가셨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네티즌은 이내 “오늘 빈소에서 들은 이야기는 너무나도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며 “너무나도 큰 분노, 미안함, 회의감이 뒤섞인 감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진 않았다. 고인과 유족이 뜻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슈를 재생산하는 것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또 다른 비극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라고 했다. 아울러 글쓴이는 “동료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하며 “부당하거나 과도한 업무에 수긍하지 말라. 동료가 당하고 있다면 남일이라고 넘기지 말고 함께 연대 하자”고 강조했다.

해당 글 아래엔 “평소 폭언은 물론 ‘엎드려 뻗쳐’ 등의 폭행으로 유명한 분” “네이버에서 퇴출당해 게임회사로 이직했다가 재입사한 분” “게임회사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재입사 후에도 변하지 않아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했었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해당 상사와 함께 근무했던 적이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몇몇 직원이 해당 상사와 일하지 못하겠다고 항의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전환배치 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했다.

한편 분당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1시쯤 40대 A씨가 성남시 분당구 자택 인근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고인이 남긴 메모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정황이 나타나 있어 직장 동료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