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 등 석탄 채굴·발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기후 변화 대응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가 ‘대세’인 상황에서 국제적 규제에 대비한 위험 관리의 성격도 띠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제6차 회의를 열어 석탄 채굴·발전 산업에 투자제한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특정 산업군이나 기업들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기금위는 그 시작으로 이날 국민연금기금의 ‘탈석탄’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에 투자제한 조항을 신설하고 향후 국내·외에 석탄 발전소를 새로 짓는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또 본격적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적용하기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계 각국과 주요 연기금이 기후변화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금운용 시에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탄소국경세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는 자국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상대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매기는 관세 개념이다. 기금위는 선언문에서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탄소 중립사회로의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5년간의 청사진인 중기자산배분안도 심의·의결됐다. 이 기간 목표수익률을 5.1%로 설정한 기금위는 오는 2026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주식 50%, 채권 35%, 대체투자 15% 내외로 잡았다. 다만 자산 비중을 급히 변화시키기보단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낼 내년도 기금운용계획도 의결됐다. 2022년도 기금 수입은 131조원, 지출은 32조원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자산은 올해 주식 373조원, 채권 400조원, 대체투자 118조원에서 내년 각각 419조원, 404조원, 128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