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절차와 관련해 수험생들 사이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한국남부발전이 “보다 세심히 수험생을 보듬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28일 남부발전은 이승우 사장 명의로 ‘국민일보 보도 관련 남부발전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채용 경위를 설명했다.
입장문에서 남부발전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의 위험으로부터 수험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당일 하루에 치러지던 인성검사와 기초지식평가를 나눠 분리 시행했다”면서 “현장에 다수 인원이 집결되는 것과 소요 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진행되는 시험으로부터 수험생들의 피로도를 낮춰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남부발전은 그러면서 “당일 하루에 모든 시험을 치러야 했던 기존 시험과의 형평성도 고려한 처사”라며 “(기존에는) 인성검사와 함께 응시할 수 있었던 기초지식평가 역시 수험생들에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했다는 질타를 받았다”면서 “수험생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회초리이자 쓴 약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부발전은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나눠 시행된 인생검사와 필기검사(기초지식평가) 결과를 함께 발표해 ‘채용 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국민일보 5월 26일자 2면 참조) 먼저 시행된 인성검사 결과를 미리 발표했다면 인성검사 단계에서 탈락한 인원이 추가적으로 필기 검사를 치르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남부발전이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필기검사에서 합격권에 들고도 인성검사에서 탈락한 인원은 총 54명이다. 필기시험에서 합격권에 들지 않은 인원까지 합치면 헛수고를 한 취준생은 더 많다. 양 의원은 “남부발전이 취준생을 좀 더 배려했다면 취준생 수십, 수백명이 요즘 같은 취업난에 합격 가능성 제로인 시험을 치르러 귀한 시간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남부발전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시험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일었다”면서 “올해 채용 단계에서는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