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에서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의 안락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동물 행동교정 전문가가 “안락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일 대경대 동물사육복지과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짧은 시간에 급소를 물어서 사람을 사망케하는 인사사고가 난 상황이다. 이 개는 산책하는 아주머니를 공격하는 상황일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고 판단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 교수는 “저도 수백 마리의 개를 행동 교정해봤다. 보통의 경우 애들이 반사적으로 사람들이 무서워서 공격 성향을 보이는데, 이 친구는 사람을 일부러 사냥 목적으로 공격하듯이 공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행동 교정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인사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순히 개를 가둬 둔 채로만 행동 교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산책도 하고, 계속 접촉하면서 개의 사회성을 키워나가며 해야하는데 그런 과정 중 또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평상시에는 온순하다가 사람이 먹을 것을 들고 지나가면 공격성을 보인다는 남양주시 관계자 증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자기 먹이에 대한 서열, 그런 개념이 있어서 먹이에 대해서 유독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이 개는 유기돼서 들개처럼 컸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는 인터뷰 도중 ‘개를 제대로 관리 못 한 사람 잘못이다. 개는 본능적으로 행동한 것뿐인데 안락사는 너무 과한 거 아니냐’ ‘내가 입양해서 잘 관리하겠으니 죽이지 말라’는 등 안락사를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을 소개하며 한 교수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한 교수는 “저도 생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된다”며 “다만 이 개는 제 경험상 행동 교정이 되더라도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락사 시키는 게 맞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교수는 “굉장히 사랑을 많이 주고 사회성을 키운다면 좋아지긴 하겠지만,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며 “밖에 버려지면서 트라우마도 많이 생겼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기견들이 공격성을 보이는 것보다 사람을 보면 무서워서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픈된 공간에서 사람한테 공격적으로 접근해서 공격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앞서 피해 여성 A씨는 지난 22일 오후 남양주시 진건읍의 지인이 일하는 공장에 들렀다가 오후 2시37분쯤 인근을 산책하던 중 개 물림 사고를 당해 숨졌다. 당시 개는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가 포획됐다.
A씨의 사인은 ‘과다출혈 쇼크사’라는 1차 구두소견이 나왔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결과는 15일가량 걸릴 전망이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