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 최고치’ 된 위안화…中인민은행 “개입 최소화”

입력 2021-05-28 10:39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홍콩 역외 시장에서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이 장중 6.3668위안까지 떨어지며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공개 메시지를 내놓으며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다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인민은행은 27일 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외환시장 지도위원회 주임을 겸하는 류궈창(劉國强) 부행장이 주재로 이날 은행 등 30개 외환시장 참여 기관이 참여한 ‘전국 자율규제 업무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날 회의참석자들은 “향후 환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장·정책 요인이 매우 많아 위안화 가치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 누구도 정확히 환율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인민은행은 또 “환율은 인위적 조절의 도구가 아니다”라면서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지원할 수도, 평가절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상쇄하는 것도 안 된다”고 명확히 했다.

이번 회의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유독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외환 당국이 개입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열렸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3위안대까지 떨어진 건 201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당 위안화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중국 경제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어 위안화 강세는 수입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안화 가치가 급등할 경우 중국의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되는 만큼 강(强) 위안이 반갑기만한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이 환율이 어느 한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하진 않겠다고 강조한 데에는 이 같은 고민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자율규제 업무 회의는 “관건이 되는 것은 시장의 전망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각종 악의적인 시장 조종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외환시장의 큰손인 대형 국유은행의 대규모 매매를 통해 외환시장 흐름에 직접 개입하곤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