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가 뇌출혈 증세로 응급실 앞에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27일 YTN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신촌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40대 택배기사 서모씨가 몸에 이상을 느껴 응급실로 향하다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서씨는 지난 22일 이 병원 건물 앞 화단에서 쓰러진 채 행인에게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바로 옆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서씨는 발견 당시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출동했던 경찰은 “일으켜 세웠는데 제대로 몸을 못 가누고 몸을 떨어서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보여서 119를 불렀다”고 증언했다.
서씨는 쓰러지기 전 담당 구역인 서울 마포구 일대 물건 배송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몸에 이상을 느껴 택배 차량을 서강대교 밑에 주차해놓고 병원으로 향하던 중 150m 정도 남겨두고 쓰러진 것이다.
서씨는 이틀 만에 의식을 되찾았으나 뇌출혈로 신체 일부가 마비됐고, 말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서씨는 2년 전부터 택배 일을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체중이 크게 줄어드는 등 건강상의 변화가 있었다. 가족들은 “그전에 있었을 덩치도 있고 그랬는데, 엉덩잇살이나 허벅지살은 많이 빠졌다”고 전했다.
택배노조가 확인한 결과 서씨는 주 6일 근무에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는 심각한 과로 상태에 있었다. 노조는 극심한 장시간 노동이 뇌출혈로 이어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택배회사 측은 “서씨가 하루 배송한 물량이 120개 안팎으로 다른 기사들보다 적은 편이었고 근무 시간도 하루 9시간 정도였다”며 과로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서씨 배송 물량, 업무 환경 등을 확인해 노동 강도가 과로사 판정 기준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