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5·18 부활제’에 1980년 5·18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길에서 열리는 부활제는 5월 기념행사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주요 행사다.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고 정신계승을 다짐하는 자리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7일 오후 6시부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월 희생자를 추모하고 5월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부활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5·18 유가족 등 30여 명은 식전행사로 광주 동구 금남공원에서 5·18민주광장까지 상여를 매고 행진하는 상여 행진을 펼쳤다.
이 행사에는 국민의힘 정운천, 성일종 의원이 5·18 구속부상자회 초청으로 공식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7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추모제에도 참석한 바 있다.
1990년대까지 초반까지 5·18민주화운동을 사실상 부정하고 대립각을 세워온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이 5·18 전야제, 5·18 정부주관 기념행사와 함께 3대 주요행사로 꼽히는 부활제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부활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99명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됐다.
정 의원과 성 의원의 부활제 참석은 달리진 5·18의 위상을 대변한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소속 최고위원 등이 ‘5·18은 폭동’ ‘5월 단체는 괴물집단’이라는 망언을 쏟아내던 시절을 떠올리면 ‘상전벽해’다. 당 지도부가 보수세력 규합을 위해 이를 사실상 묵인하던 시절과도 극도로 대비된다.
전두환·노태우는 물론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까지 보수정당은 5·18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까지도 공권력을 동원해 막아왔다.
1993년 출범한 김영삼 정부 당시 5·18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됐으나 이후에도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은 ‘임을 위한…’ 노래 제창은 물론 정부주관 5·18 기념행사에도 대부분 참석하지 않아 왔다.
국민의힘 소속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은 “5월 정신을 국민대통합 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 부활제는 5·18 최후 항쟁일인 1980년 5월 27일 총칼로 민주화운동을 짓밟은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다가 산화한 5월 희생자들의 민주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4년부터 해마다 5월 27일에 열리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