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는 경찰이 발표한 수사상황과 관련해 “(아들 친구) A가 어떤 죄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27일 오후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유일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이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니까 그 부분을 경찰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어볼 사람은 사실 A밖에 없고 우리도 알고 싶고 CCTV가 없다 보니 A가 중요한데 중요한 건 다 술 먹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라고 처음에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다음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의혹들이, 예를 들어서 올림픽대로 진입로에서 내려서 펜스를 뛰어넘어가는 거라든지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술이 다 만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걸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면서 “술이 안 취한 것 같으니 기억을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건데 본인이 기억 안 난다고 하니까 경찰도 특별히 어떻게 하지를 못한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거꾸로 수사 (결과)는 ‘우리 아이 양말에서 한강 흙이 나왔네’(라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한강에 빠진 애가 한강의 흙이 나오지 무슨 낙동강 흙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라고 토로했다.
전날 ‘A씨 가족에 수사를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하기보다는 증인을 찾아서 ‘어, 이거 양말의 흙이 한강 흙이네? 그러니까 들어갔다’ 이렇게 끝내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들어서 근본적인 의혹을 해결해 달라고 입장문을 쓰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A씨가 슬리퍼를 신고 펜스를 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점을 미뤄 당시 블랙아웃(만취로 인한 기억 상실) 상태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A씨가 당시 신고 있던 신발과 함께 티셔츠를 버린 데 대해서도 “정상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평상적으로 술 먹고 들어와서 신발이랑 양말을 그 다음 날 바로 버리는 사람이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는 또 이날 경찰의 수사 결과 중간발표에 대해 “지금 서초경찰서 분들이 열심히 하시는 건 저도 중간중간에 만나보면 안다. 사실 이미 초기에 놓친 증거들이 갑자기 나올 수도 없고 CCTV도 없는 걸 억지로 찾으러 다니시는 것도 안다”고 얘기했다.
다만 “제가 말한 의혹을 해결하려면 결국 그건 A와 A씨 가족이 답을 할 문제”라며 “그런데 본인들이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식으로만 응대하고 있으니 심문의 기술이나 거짓말 탐지기나 수사의 영역이니까, 그런 걸 전문가인 경찰에서 잘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뭔가 진실이 나오기를 바라는 거지 그 사람들의 유죄, 무죄를 판단해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찰이 ‘정민씨가 해외 해변에서 촬영한 사진과 국내에서 물놀이하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고 밝힌 데 대해 진행자가 “오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과거 정민씨가 물놀이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걸 보고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한다”고 말하자, 손씨는 “정확히 보셨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씨는 아들의 사망 경위 관련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수많은 의혹을 가장 밝힐 수 있는 건 A와 A 가족 그리고 경찰이라고 생각하는데 안 밝혀주니까 그런 게 나오는 것”이라며 “이번에 늦게 정리해주셨지만 빨리 대처하면 얼마든지 없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A4 23장 분량의 수사 결과 중간발표 자료를 공개하며 “현재까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명확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귀가 시 탑승한 택시기사를 통해 당시 A씨의 옷이 젖어 있었는지 확인했고, 뒷좌석이 젖어 있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