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내몬 ‘가짜 김민수 검사’ 잡은 경찰 특진

입력 2021-05-27 18:16
부산경찰청은 취준생 죽음을 불러온 '가짜 김민수 검사' 보이스피싱범을 추적, 검거한 강력범죄수사대 이지완 경사를 경위로 1계급 특진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김창룡 경찰청장(왼쪽)이 직접 부산을 방문해 이 경사(가운데)를 격려하며 경위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20대 취준생을 죽음으로 내몬 ‘김민수 검사’를 사칭하던 보이스피싱범을 끈질기게 추적, 검거한 경찰이 특별 승진했다.

부산경찰청은 강력범죄수사대 이지완 경사가 경위로 1계급 특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청 동백홀에서 열린 임용식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직접 방문해 이 경사를 격려하며 경위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경사를 비롯한 부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민수 검사’ 등으로 속여 100억원대 보이스피싱을 한 일당 98명을 검거해 29명을 구속했다.

이 경위는 “김민수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범 검거 후 고인의 부모로부터 전화 받았을 때 많이 울었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전화기 너머로 들려 오는 목소리에 부모의 아픈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수사로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아픈 마음이 쾌유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경위는 또 “김민수 검사 사칭범을 검거하기 위해 1주일에 4~5일씩 출장 수사를 가고, 잠복근무 등 수개월 동안 동고동락한 강력5팀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20대 취준생이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 420만원의 돈을 빼앗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가족이 해당 사연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해 11월 경찰은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해 내국인을 상대로 범행하던 일당을 일차적으로 검거한 뒤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1차 검거 때 취준생에게 직접 전화를 건 콜센터 직원은 잡히지 않았고, 경찰은 그 후에도 5개월간 끈질기게 추적해 '목소리 주인공'을 검거했다. 검사 사칭 목소리 주인공을 잡기 위해 경찰은 항공기 탑승객 1만명 명단을 받아 확인 작업을 거쳤다.

숨진 취준생 부모는 “검거 소식을 전했을 때 속으로 많이 울었다”면서 경찰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