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확인’ 첫날 남는 백신 거의 없었다… 시스템 장애도

입력 2021-05-27 17:57

네이버와 카카오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까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백신 잔여량을 조회·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27일 가동됐다. 잔여백신을 접종하려는 이들이 몰려 첫날부터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잔여량을 조회·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의 시범운영 첫날인 27일 오후 1시, 서비스 개통과 동시에 카카오톡 샵(#)탭에 ‘잔여백신’을 검색했지만 빈 화면이 뜨거나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서버가 재가동된 후 서비스가 곧 정상화되긴 했지만 잔여백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한동안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날은 만 65~74세 등에 대한 1차 접종이 시작되는 첫날이면서 AZ 접종이 재개되는 날이어서 접종자가 몰렸다. 사전예약자가 52만명에 달했음에도 잔여백신이 많이 발생하진 않았다. 당일 사전예약자들이 접종하고 남은 물량이 생길 때 집계되는 잔여백신의 특성 때문에 오후 늦게까지 잔여백신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실제 오후 2~4시 사이 네이버지도에서 서울 종로·영등포구 인근 40여곳이 넘는 위탁 의료기관의 잔여백신은 ‘0’이었다.

잔여백신은 아직 접종순위가 되지 않은 일반 성인들, 만 60세 이상 중에 백신접종을 사전예약하지 않은 사람이 맞을 수 있다. AZ 백신을 맞을 수 없는 만 30세 미만은 제외다. 최대 5개까지 원하는 위탁의료기관을 등록해 놓으면 잔여 백신이 발생했을 때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백신을 맞겠다고 예약했다가 실제 접종하러 오지 않으면 향후 당일 접종 예약은 할 수 없다.

만 65~74세와 중증호흡기질환자 514만7443명은 위탁 의료기관에서 이날 접종이 재개된 AZ 백신을 맞게 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정부는 AZ 백신 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다며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충북 청주의 한 예방접종 위탁기관을 찾아 “백신은 종류와 가격으로 평가할 수 없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안심하고 맞을 수 있는 백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Z 백신 이상반응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해외 연구 결과가 외신에 보도됐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유니버시티 주도 연구팀은 AZ와 얀센 백신의 TTS 사례 원인을 연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신체로 보내는 아데노 바이러스 매개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시퀀스(염기서열)를 수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아직 가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TTS 유발 원인을 알아내 백신 제조방식을 바꿀 경우 임상시험도 다시 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수정하는 것은 자칫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고, TTS가 아닌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