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영등포구, 양천구 일대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발효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주요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여기에 호재가 있는 도봉구와 마포구 등도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며 상승 요인이 다양화되는 모양새다.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서 강남 일대 전셋값도 다시 부풀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5월 4주차(24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0%로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주도한 건 지난주에 이어 노원구(0.21%)였다. 재건축 규제 완화 수혜지역이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노원구는 5월 들어 변동률이 0.2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재건축 단지의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본격적으로 발효(4월 27일)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집값 상승세는 여전했다. 강남구는 0.13%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고 송파구(0.16%)와 서초구(0.18%)의 상승 폭도 컸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있는 양천구(0.10%)와 성수동 일대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조성된 성동구(0.07%)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5월 내내 0.1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던 여의도는 0.09%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창동역세권 개발 호재가 있는 도봉구(0.13%)와 강남 3구 집값에 영향을 받곤 하는 마포구(0.13%)도 상승 폭이 커졌다.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집값 상승 요인은 점차 다변화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0.04%로 전주(0.0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반포동 재건축 단지 이주수요 등 영향으로 서초구 전셋값이 0.16%로 전주(0.07%)보다 두 배 이상 오르며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전국 집값은 수도권에서 경기도가 0.32%로 한 0.30%대 상승세를 계속 유지했다. 시흥(0.81%)과 의왕(0.66%), 평택(0.62%) 등이 여전히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인천은 0.43%로 전주(0.47%)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부산이 0.32%로 전주(0.2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