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 “극단선택 간호공무원 죽음은 사회적 타살”

입력 2021-05-27 16:27
부산 동구청 청사. 부산 동구청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격무에 시달리던 부산의 한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공무원노조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는 27일 성명서에서 “숨진 이모씨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정부·부산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무원 노동자는 코로나19 재난 2년간 재난 안전 및 방역 업무에 그대로 노출된 채 격무에 시달렸다”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재난 안전, 방역 업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무원 정원은 늘어나지 않았고, 인력 역시 충원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또 “하위직 공무원은 늘어난 업무량을 온몸으로 감당했다”면서 “일선 사건 사고를 직접 처리해야 하는 부담감 또한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씨의 죽음이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씨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부족한 인력을 즉시 보강하지도 않은 채 개인이 모든 것을 감당하게 만드는 공직사회의 구조적인 병폐가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정부와 부산시에 진상규명은 물론 책임 있는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더는 공무원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늘어난 코로나 재난 안전 및 방역 업무만큼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등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고 했다.

부산 동구보건소 간호직 공무원인 이씨는 지난 23일 오전 8시12분쯤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은 이씨가 과중한 업무 때문에 급성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