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운반 길이 힐링 길로…강원 운탄고도 조성 본격화

입력 2021-05-27 16:09

강원도 탄광 지역에서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 탄광산업의 역사와 유산을 담은 명품 길로 재탄생한다.

강원도는 27일 오후 강원연구원에서 폐광지역 걷는 길 ‘운탄고도(運炭高道)’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최종 보고회를 하고 최종 노선을 확정했다. 운탄고도는 산업화 시절 석탄을 차량으로 운반했던 길을 이르는 말이다.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이전엔 강원도 고원지대의 석탄을 캐서 운반하던 길을 일컫는 말이었다.

운탄고도는 총 길이 173㎞, 8박 9일 코스로 조성된다. 이 사업엔 폐광기금 36억원이 들어간다.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해 태화산, 망경대산을 지나 정선 두위봉, 만항재, 태백 힐링숲길, 송이재, 삼척 미인폭포를 거쳐 삼척항을 종착지로 조성된다. 운탄고도는 해발 700m에서 1300m에 이르는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으며 산림청이 관리하는 숲길과 임도 등 국유림 구간을 통과한다.

지역의 예술‧역사‧문화가 살아있는 길, 마을‧사람‧자원을 연결하는 길, 지역 주민‧탐방객의 선호를 반영한 길 등 3가지를 대표 주제로 만든다. 또한 탄광 산업유산·역사문화, 고원 식생, 지질자원지대 등 특색 있는 지역자원과 산림자원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노선으로 만들 계획이다.

올해는 영월~정선~태백 122㎞ 기간을 연결하는 1단계 사업이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추진된다. 내년에는 삼척 도계읍~삼척항을 연결하는 나머지 구간을 2단계 사업으로 마무리 짓는다. 걷는 길은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고, 인공적인 시설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코스 곳곳에는 방문자쉼터와 길 안내센터,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앞서 도와 동부지방산림청, 삼척·태백·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은 지난해 12월 운탄고도 조성을 위한 협약을 했다. 도는 걷는 길 조성 기본‧실시설계, 예산지원, 길 조성에 따른 기초조사,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동부지방산림청은 국유림 사용과 행정지원 등을 맡는다. 폐광지역 4개 시군은 걷는 길 조성 공사와 통합센터 운영 등 길 관리와 운영을 책임진다.

운탄고도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관광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폐광지역에 새로운 관광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훈 도 경제진흥국장은 “운탄고도는 폐광지역이 가진 명소와 역사‧문화자원을 연결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시대에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