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게 뛰어놀다가…미얀마 어린이 73명, 군경 총탄에 숨져

입력 2021-05-27 11:03 수정 2021-05-27 13:49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넉 달이 돼가는 상황에서 현재까지 70여명의 어린이들이 군경의 총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26일(현지시간) 국민통합정부(NUG) 인권부 발표를 인용해 지난 2월 15일부터 석 달간 미얀마 전역에서 최소 73명의 어린이가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어린이 중 다수는 시위 현장 부근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일부는 집안이나 근처에서 놀다가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6살 소녀 킨 미오 칫은 아빠 품에 안겨 있다가 집안으로 들이닥친 군경이 총을 쏴 사망했고, 11세 소녀 에 미앗 투는 집 앞에서 뛰어놀다가 머리에 실탄을 맞았다.

지역별로는 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사망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13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 21일에도 카친주 모마욱에서 13살 된 아웅 데가 정부군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최근 친주 떼딤에서도 폭탄 공격으로 10살 어린이가 숨지고 6살, 10살 된 어린이 두 명이 다치는 등 사실상 매일같이 무고한 어린이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망자 수 집계는 최소치에 불과하다.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인권부 발표에 따르면 소수민족 반군과 미얀마군의 교전이 벌어지는 서부 친주나 중부 사가잉 지역, 동부 카야주 등에서 사망한 어린이들은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통합정부 인권부는 조만간 미얀마군의 공습으로 숨진 소수민족 어린이들까지 포함해 새로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지금까지 시민들의 저항시위를 유혈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82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