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후보자, “두려운 건 없다… 나는 무관심한 아버지”

입력 2021-05-26 18:10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변호사 시절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을 수임한 것과 관련해 “운용 사기 사건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변론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거취에 대한 물음에는 “취임한 뒤 적절한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라임·옵티머스 관계자들을 변호했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변호 대상과 내용에 대해서는 “변호사법상 비밀유지의무 위반 소지가 있고, 사건을 의뢰해준 의뢰인들의 사생활과 명예 문제가 있어 말씀 못 드릴 뿐”이라며 “두려운 건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차관 퇴임 후 한 법무법인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라임·옵티머스 관계자를 변론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전날 “사건과 관련된 사건 수사는 모두 회피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었다.

김 후보자는 아들의 ‘아빠 찬스’ 취업 논란과 관련해서도 “아는 사람도 없고, 부정청탁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의 아들은 2017년 8월 공공연구기관 계약직에 지원하면서 입사 서류에 아버지 직업을 검사장이라고 기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기관이 같은 해 5월부터 부모 직업을 쓰지 않도록 했는데, 김 후보자의 아들은 아버지 직업을 함께 기재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들의 교육과 취업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지 못했다”며 “아들의 취업이나 학업에 대해 무관심한 아버지였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직무배제 요구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직무배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취임하게 되면 의견을 내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 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을 문제 삼는 질의에는 “적절한 절차 내지 형사소송법 공개 규정에 의하지 않고 유출된 부분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유보부 이첩’ 조항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형사법 체계에서 이첩이라는 것은 새롭게 들어온 것이 아니고 여태까지 있던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말하는 것은 체계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공수처의 ‘유보부 이첩’ 주장이 형사소송법 등 형사사법 체계에 맞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공수처와 소통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검찰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소임은 70년 만에 이뤄진 제도적 검찰개혁을 안착시키고 수사관행·조직문화 혁신으로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국민·공정을 핵심 키워드로 꼽으며 “검찰이 국민만을 바라보며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실과 정의를 추구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