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文정부 검찰개혁 반대로 가…조국 사태에 실망”

입력 2021-05-26 17:35 수정 2021-05-26 18:02
서민 단국대 교수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민 단국대 교수가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이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서 교수는 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나와 “검찰개혁은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게 중요한데 문재인표 검찰개혁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선 “정권이 원하는 분은 다른 분이셨겠지만 그 분이 인선에서 탈락하셔서 남은 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분이 후보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무력화로 변질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서 교수는 “열심히 공부해서 검사가 됐고, 검찰이 가장 수사 잘하는 집단인데 수사권을 뺏는 작업이 오랫동안 진행됐다. 그런 식의 개혁이라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을 수사해서 구속시켰는데 지금 정부 같으면 가능했겠냐”며 “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검찰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권력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힘이 없어서 센 사람들을 수사 못하니 공수처가 나와서 수사하면 좋겠다고 한 게 검찰개혁의 요지였다”며 “지금은 오히려 변질이 돼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려고 하면 (공수처가) 낚아채서 수사한다. 대체 공수처를 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서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인 ‘노사모’ 출신이다. 그러나 현재 진보의 모습은 변질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저는 한 번도 진보의 편에서 벗어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진보의 그늘 안에서 살고 응원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2019년 8월 조국 사태가 벌어졌고, 제가 믿었던 진보의 모습은 무너져 내리고 ‘내로남불’이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하는 그런 마음만 있는 게 아니고, 특권층을 대변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서 실망했고, 그 때부터 비판을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것에 관련해 “드러난 게 많은데, 법 위반을 떠나서 도덕적으로만 봐도 그 분을 응원하는 건 진보의 참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잘못할 때 진솔하게 사과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었다”면서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존함을 입에도 올리기 어려운 시대다. 다른 사람과 말을 섞을 때 문 대통령 얘기를 잘못하면 공격받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구체적으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전직 참모들과 ‘5인 만찬’을 가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5명이 모여 방역수칙 위반일 수 있다”며 “대통령이 흔쾌히 인정하고 범칙금 10만원 냈으면 ‘우리도 지켜야 하나’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은 대통령은 공인이라서 빠진다고 하니 ‘나는 지켜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지금은 별로 사과하시는 게 없다”며 “지지율이 떨어질 때만 사과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