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살인견’ 현장검증…주인 찾으려 귀소본능 실험

입력 2021-05-27 00:09 수정 2021-05-27 00:09
26일 경기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이 행동반경 확인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남양주시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게 습격당해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개의 주인을 찾기 위해 사고견을 현장으로 데려갔다.

남양주북부경찰서는 26일 오후 1시쯤 사건이 발생한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야산 입구로 사고견을 데려가 전문가 참여하에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대형견은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야산 입구에서 지인의 공장에 놀러온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해 남양주시 유기견보호소에 격리돼 있다가 이날 행동반경 확인 등을 위해 현장으로 옮겨졌다. 뉴시스

이날 실험은 개의 귀소본능 등을 이용해 견주를 특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사람을 물어 죽인 대형견인 만큼 실험은 경찰견 핸들러와 경찰견 훈련사 등 전문가 총 4명이 함께한 가운데 안전하게 진행됐다.

사고를 일으킨 대형견은 크기가 1.5m에 달하는 풍산개와 사모예드의 믹스견으로, 포획 당시 몸무게가 25㎏ 정도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말라 있었다.

경찰은 이 개가 지난 22일 50대 여성을 공격한 후 장소를 이탈하지 않고 불과 10m 거리에 있는 개 사육장 근처에 계속 앉아 있다가 포획된 점을 주목했다.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동물 전문가가 사고견의 행동반경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의 요청을 받은 동물 전문가는 이날 1시간 정도 사고견과 함께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행동을 관찰했다. 그러나 견주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사고견을 데리고 현장을 둘러본 민간 전문가는 “사고견과 숨진 여성이 마주쳐 서로 놀란 상태에서 여성이 도망가는 걸 본 사고견이 사냥 본능을 발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말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오늘 현장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석해 견주를 찾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