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집값이 미쳤다”…美 폭등에 백악관도 우려

입력 2021-05-26 16:41
AP뉴시스

미국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0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고, 오름폭도 커졌다. 지난 3월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1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백악관도 우려를 표명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3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3.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2% 상승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200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주요 도시 10곳의 주택가격지수는 직전 해 같은 달보다 12.8%, 주요 도시 20곳의 주택가격지수는 13.3%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보다 높다.

22개월 연속 집값이 오른 피닉스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20%나 됐다. 샌디에이고(19.1%), 시애틀(18.3%)도 집값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빚어낸 수급 불균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팬데믹 사태로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해졌고, 최근에는 목재 등 원자재가 상승으로 공급 가격마저 높아졌다. 전염병 공포를 느낀 시민들은 도심 외곽이나 교외 지역 주택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커졌고,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들 수요를 뒷받침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3월 말 기준 주택 매물은 107만 가구로 전년 동월보다 28.2% 줄었다. 신규 주택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매물도 부족한 것이다.

마켓워치는 “주택 가격 상승은 미국 전역의 주택 수요와 공급 사이 상당한 불균형을 반영하며, 계속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인다이시즈 운영이사는 “코로나19가 도심 아파트에서 교외 주택으로 옮기려는 수요를 부추겼다는 가설과 일치한다. 이런 수요가 주택 매매 속도를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의 집값 상승은 주택비용과 주택시장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주택시장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정 가격대의 새집을 공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