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폭행’ 변호사 사망…피해자측 “큰 충격 받아”

입력 2021-05-26 16:00
뉴시스

같은 로펌 소속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대표 변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피해자 측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는 26일 페이스북에 “초임 변호사에 대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사망에 부쳐” 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변호사는 “우선 황망한 소식을 접하며, 사망한 피의자에 대해서도 황망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다”며 “피의자의 장례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말을 삼가고 싶었으나,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부득이 간략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 측은 오늘 아침 7시경 언론사 연락을 통해 피의자의 사망 소식을 접하였다. 고소 후 6개월간 수사가 진행돼 검찰 송치만을 앞둔 상황이었기에, 피의자의 사망은 피해자 측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뜻밖의 상황이었다”며 “그런 이유로 피해자가 크게 충격을 받고 당혹스러운 심경을 금하기 어려운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열악한 지위에서 피해를 보았기에 이 사건 고소하게 되었다”며 “고소를 결심하기까지 여러 고충이 있었으나, 피해자도 피해자의 변호사도 이 사건의 피해를 규명하는 한편, 더이상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바램과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에 대한 법조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심 끝에 고소를 결정하였고 취재에도 응하였다”고 적었다.

아울러 “그런 이유로 피해자 측은 이 사건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판단만을 앞둔 상황에서 피의자가 선택한 사망 앞에, 그저 애도만을 전할 수만도 없는 입장”이라며 “고소사건은 종결되더라도 이 사건을 계기로 이제 막 시작되어야 할 이야기들이 종결돼서는 안될 것인바, 피의자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기관을 향해, 대한변협 등 법조계 내부를 향해, 사회를 향해 요청하고 이야기를 건네야 할 종합적인 입장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하여 전달할 예정에 있다”고 전했다.

앞서 피의자 A씨는 지난해 같은 로펌 후배 변호사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로 경찰 수사를 약 5개월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후배 변호사는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가 이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24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6일 오전 4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