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26)이 4년 4개월간의 유럽 생활 끝에 K리그 친정팀 수원 삼성으로 돌아왔다.
수원 구단은 26일 권창훈이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시즌을 마치고 입대 준비를 위해 구단에 복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권창훈은 수원 유소년팀인 매탄고 축구부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대표팀 발탁, 유럽 진출까지 이뤄낸 선수다.
구단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선수는 지난해부터 (복귀 관련해) 교감을 나눠왔다. 올해 들어서도 권창훈이 복귀할 것을 의심한 적이 없기에 본인의 등번호인 22번을 비워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권창훈 영입을 시도한 구단들이 있었지만 선수 본인이 친정 수원으로 복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상 군 구단인 김천 상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대 직전 시즌에 K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권창훈이 국내 복귀를 선택한 건 병역 이행이 주된 동기다. 하지만 향후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로 발탁된다면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 시 병역 면제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시즌 뒤 수원을 떠나 다시 유럽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권창훈은 전날인 25일 발표된 카타르월드컵 2차 지역 예선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관계자는 “선수 귀국 뒤 자가격리가 끝나고서 (영입을) 발표하려 했지만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명확히 우리 선수라 밝혀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역 면제 시 선수의 거취 관련해 “구단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본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권창훈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코호트 격리(공동격리)되어 있다. 구단에 실제로 합류하는 건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2차 지역 예선을 마친 13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창훈은 올 시즌 프라이부르크에서 리그 12경기, 컵 대회인 DFB포칼에서 2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은 2013년 수원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했다. 대표팀 선배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이 떠난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며 2015년부터 2년 연속 리그 베스트11에 뽑혔다. 팬들 사이에서는 부친이 제과점을 한다는 사실 때문에 ‘빵훈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2017년 1월 프랑스 리그앙 디종으로 이적해 2017~2018시즌부터 본격적인 주전으로 활약, 리그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돋보였다.
권창훈의 합류는 울산 현대에 이어 리그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인 수원에 힘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 활약이 두드러진 주전 미드필더 고승범이 다음달 21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어 시기적으로 더할 나위가 없다. 권창훈을 고교 시절부터 지도한 박건하 감독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능력 있는 선수다.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