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父 “아들 친구들 안부·댓글, SNS 게시 차단돼”

입력 2021-05-26 09:37 수정 2021-05-26 10:22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故)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아들 친구들이 보낸 위로의 글 등을 소개한 SNS 게시물과 관련 댓글에 대해 게시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25일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3일 손씨 블로그에 올라온 ‘친구들의 인사’ 게시물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4조2항의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게시 중단했다”고 알렸다.

이유는 “게시물로 인해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로부터 게시 중단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게시 중단 요청자는 ‘관련 당사자’였다.

손씨는 해당 게시물에 “실종 기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사 오지 말걸, 밤에 내보지 말걸…,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하네요, 야속하기만 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은 정민이 친구들의 마지막 대화 내용입니다”라면서 고인이 친구와 후배들과 나눈 대화 내용, 사건 뒤 친구들이 보낸 문자 등을 소개했다.

손씨는 네이버의 게시 중단 조치에 대해 “당황했다”면서도 “이름을 다 지웠지만 첨부의 SNS 중 누구인지 유추할 수도 있다고 한다. 게시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를 확인할 수 없어서 수많은 댓글이라도 살리고 싶었는데 네이버의 대답을 보니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친구들 인스타그램도 올리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더 조심하겠다”고 했다.

손씨 블로그는 아들 정민씨 실종 당시 아들을 찾는 절절한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후 손씨는 블로그를 통해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거나 경찰 수사에 대한 심경 등을 전했다.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경찰은 가짜뉴스에 대한 수사도 나설 전망이다. 최근 온라인상엔 정민씨 실종 전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를 범인으로 단정하며 온갖 억측을 쏟아내는 123쪽짜리 문서 파일이 퍼지고 있다. 경찰은 이 문서에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며 문서 작성자의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