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물린 뒤 3분 넘게 사투…‘남양주 살인견’ 영상 공개

입력 2021-05-26 06:38 수정 2021-05-26 10:18
YTN 뉴스 화면 캡처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이 방송에 공개됐다. 피해자 가족은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영상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YTN은 지난 22일 오후 3시20분쯤 남양주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린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확보했다고 26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붉은색 옷을 입은 50대 여성이 산책을 위해 야산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담겼다.

야산 쪽으로 걸어갔던 여성은 CCTV에서 사라졌다가 다급하게 내려왔다. 이때 성인 덩치만한 개가 팔을 물고 있다. 여성이 넘어지자 개는 더욱 격렬하게 공격했다. 개를 떼어내지 못한 여성은 3분 넘게 사투를 벌였다. 개가 사라지자 여성은 힘겹게 언덕을 내려왔다.

길 건너 공장 앞까지 도착한 여성은 결국 쓰러졌다. 공장 직원이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숨진 여성을 처음 발견해 신고한 남성은 “여자분이 쓰러져 계셔 119에 신고했다. 여기 사람이 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여성을 공격한 개는 길이 150㎝, 무게 30㎏ 정도로 사모예드와 풍산개의 잡종견이라는 전문가 소견이 있었다. 신고 후 잡힌 개는 시청 소속 유기견보호소로 옮겼다가 안락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초기 인근 사육장에서 탈출한 대형견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사육장 주인은 자신이 키우던 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경찰은 사육장 상태와 사육방식, 주변 탐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했을 때 사육장 주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몇 달간 주변을 배회한 유기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목줄 흔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탐문조사를 통해 해당 대형견이 사건이 발생한 야산을 돌아다녔다는 여러 진술을 확보했다”며 “목격자마다 시점 차이는 있지만 올해 3월 초부터 인근을 배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