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동료 교사와 원아 급식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액체를 넣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산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모기기피제가 아닌 자일리톨이라고 주장했다.
JTBC는 유치원 교사 A씨가 2주 전 법원에 의견서를 내고 “평소 아이들 치아 건강을 염려했다”며 자일리톨 가루를 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25일 보도했다. A씨는 또 “세제 성분이 나온 통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모기기피제를 넣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급식통을 열어본 것은 급식하는 양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금천구 한 유치원에서 원생과 교사 등 15명의 점심식사가 담긴 급식통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액체를 넣어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은 A씨가 동료 교사들의 텀블러 물병을 훔친 의혹을 받으며 세간에 알려졌다.
유치원 측은 절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가 물병을 이용해 급식에 이물질을 넣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엔 6살 아이와 교사 등 15명의 점심식사가 담긴 급식통에 가루를 뿌리더니 잘 섞였는지 확인까지 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책상 서랍에선 빈 약병 8개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확인 결과 수거된 약통에선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다. 피해 원생의 학부모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력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렸다.
청원엔 “유해물질을 먹은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며 “20분 넘게 코피를 흘린 아이, 어지러워서 누워서 코피를 흘리는 아이도 있다”며 “특히 급식을 먹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알레르기 지수가 14배 높게 나왔다.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한 중대한 범죄다. 가해자가 파면돼 다시는 교직에 돌아올 수 없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월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구체적인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반려하고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첫 구속영장이 반려된 이후 경찰은 최근까지 A씨의 카드와 현금 구매내역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이달 말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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