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는 스프링 시즌이 가장 실망스러웠던 팀 중 하나다. 5승13패(세트득실 –10), 9위의 성적은 이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머 시즌에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선수단은 지금 이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팀의 허리를 책임지는 ‘플라이’ 송용준 역시 부단하게 서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를 지난 18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신중한 말투로 서머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지만, 때로는 ‘돌직구 인터뷰’ 스타일로 잘 알려진 그답게 유쾌한 대답도 내놨다.
다음은 송용준과의 일문일답.
-스프링 시즌을 지금 다시 돌이켜본다면.
“흘러가는 인생 중에서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성적이 아쉬웠다.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우리가 부족해서 그런 결과가 왔다. 메타는 잘 맞는 편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만 안 좋은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서머 시즌을 앞두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하려 하나.
“전체적인 움직임을 개선하고 있다. 운영 단계에서 조금 더 매끄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사이드 운영을 할 때 한 라인을 밀면, 밀지 못하는 다른 라인을 서포트해주는 것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걸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연습에 집중하려 하나.
“지금은 나의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과제다. 한동안 쉬다가 게임하고, 쉬다가 게임하고 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보니 기량이 일정하지가 않다. 나는 모든 신경을 게임 플레이에 집중시키기를 반복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다.”
-본인에게 2021시즌은 어떤 의미인가.
“예년과 똑같은 의미를 갖는다. 전과 같은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 시즌이 아직 반도 지나지 않았다. 열심히 해서 집 한 채 장만해보자는 마인드다. 요즘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웃음). 개인적으로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나가보고 싶다. 해외 팀들과 스크림이 아닌 실전에서 붙어보고 싶다.”
-장발 머리를 유지 중이다.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 군대에 갈 때까지 기르겠다고 했는데.
“군대 얘기는 감정적으로 말한 것이다. 지금은 ‘기르다 보니까 괜찮네’ 싶어서 기른다. 샤워 후 물에 젖은 내 모습을 거울로 보면 만족스럽다. 팬 여러분도 머리를 길러 이런 감정을 느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린다. 나는 서머 시즌에도 장발을 유지할 생각이다. 아예 머리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미용실에서 어느 정도 다듬은 상태다.”
-서머 시즌에 가장 경계되는 상대를 꼽는다면.
“다시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세히 답변을 못 드리겠다. 그래도 중위권, 중상위권 팀들이 가장 견제된다. 내 목표는 아까도 말씀드렸듯 롤드컵 진출이다. 중상위권 팀들이 롤드컵 진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요즘 미드라이너의 최우선 덕목은.
“라인을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미니언 몇 개 더 먹으려다가 다른 라인 싸움에 합류하지 못해서 지는 케이스가 매우 많다. 버려야 한다는 걸 알아도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버려도 안 된다. 항상 선을 잘 타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끝으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면.
“항상 건강한 삶을 사시길 바란다. 저는 아주 건강하게 지낸다. 체력이 약한 것만 빼고는.”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