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에서 유리창에 충돌한 천연기념물 여름철새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24일 남해군 상주면에서 팔색조 한 마리가 인근 커피숍 대형 유리창에 부딪힌 뒤 숨졌다.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5월 중순에 우리나라에 와서 10월까지 머물다 떠나는 희귀한 여름철새다.
사고가 발생한 상주면은 지역 대부분이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산림이 울창하고 숲이 깊어 팔색조, 긴꼬리딱새,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안과도 인접한 이곳은 남해군을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로 꼽힌다. 최근에는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대형 통유리창으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날아가던 새가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해 부딪혀 죽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새들은 유리에 비친 하늘이나 산을 실제로 착각해 사고를 당하기 때문에 유리창에 점선을 표시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천환경운동연합 윤병렬 전 의장은 “새는 높이 5㎝, 폭 10㎝ 틈으로는 비행하지 않기 때문에 유리벽에 스티커 등으로 점선을 표시하는 것으로도 충돌을 막을 수 있다”며 “아름다운 생명이 더 이상 사고로 죽는 일이 없도록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남해군 관계자는 “최근 남해군내 천연기념물 사고가 작년에만 10여건 신고 접수됐다”며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해군은 죽은 새를 경남 야생동물센터로 보내 연구 후 사체 처리할 예정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