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한국 TV 더 팔렸다…삼성·LG 1분기 사상 최대 점유율

입력 2021-05-25 15:27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내 TV 업체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TV가 영상 시청뿐만 아니라 게임 등으로 사용 용도가 확대하면서 다양한 기능과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32.9%의 점유율(금액기준)로 1위를 유지했다고 25일 밝혔다. LG전자는 19.2%로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분기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는 화면이 클수록, 가격이 비쌀수록 많이 팔렸다. 특히 프리미엄 TV인 삼성 QLED와 LG 올레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QLED는 1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268만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 증가했다. 이 중 삼성 QLED가 201만대에 달했다. LG 올레드는 1분기 79만200대를 출하해 지난해 1분기보다 116% 증가했다. 올레드 TV 전체 출하량은 119만2000대로 90% 증가했다. 특히 올레드 TV는 다른 TV에 비해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어서 의미가 있다. LG전자 올레드 TV 평균판매가격(ASP)는 1996.3달러(약 224만8000원)으로 LCD TV의 ASP 498.7달러보다 4배 이상 비싸다.

옴디아는 지난해 365만대 수준이던 올레드 TV 시장이 올해 58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TV 시장에서 올레드 TV의 비중은 금액 기준 10%를 차지,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올레드 에보. LG전자 제공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대화면 TV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중국과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6.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80형 이상에서는 52.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80형 이상 초대형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성장했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2500달러 이상 TV 판매량은 64만대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배 증가했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6.6%, LG전자는 2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한국 업체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중국 업체가 저가 전략으로 초대형 T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TV 사용 시간과 빈도가 늘어나면서 좀 더 좋은 T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는 중저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팔리지만, 대형이나 프리미엄으로 갈수록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5122만5000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