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들불야학 옛터 보전 협약…광주 광천동 시민아파트

입력 2021-05-25 15:24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활동한 들불야학 옛터인 광주 광천동 시민아파트 보존작업이 추진된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이 후손들을 위한 체험·교육 공간으로 남게 될 지 관심이다.

광주시는 25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는 향후 4자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시민아파트 보존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이용섭 시장, 서대석 서구청장,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문기정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4자는 협약에서 시민아파트 ‘나동’ 보존·광천동 성당 들불 야학당 복원에 필요한 행정절차 지원, 사업시행인가 등 행정처분 적극 협력, 광천동 성당 교리실 복원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향후 총회에 부쳐 구체적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들불야학은 배움에 목마른 노동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지난 1978년 8월 설립된 야학이다.

당시 광천동 천주교성당 교리실에서 시작해 학생 수가 늘어나자 시민아파트로 학당을 옮겨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시민아파트에서는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거주하면서 박용준 등과 함께 5‧18 당시 최초의 민중 언론 ‘투사회보’를 제작했고 한국 민주주의 상징 곡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사연이 시작되기도 했다.

1980년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 김영철 5월 항쟁 기획실장 등이 시민아파트를 기반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낡은 시민아파트는 지역 최대 규모인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구에 포함돼 현재 철거될 상황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민아파트는 지역 최초 노동야학 무대이자 5월 민중항쟁의 흔적이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라며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